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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구니

인류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생선은?

넙치라는 말도 쓰이기는 하지만, 광어(廣魚)라고 많이 부른다. 둘 다 표준어이지만 순우리말이냐 한자어이냐의 차이이다. 광어와 넙치 모두 '넓적한(넓은) 물고기'란 뜻으로 의미도 똑같다. 1990년대 모 신문에서는 광어가 일본 한자어라며 순우리말인 넙치를 쓰자는 칼럼을 신문에 실었다가 다른 신문사들로부터 조선시대에도 광어는 널리 쓰이던 말이라고 밝히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개한 자료로 반박당한 일화가 있다. 자산어보에서조차도 속명을 광어라고 설명할 정도로 광어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널리 쓰여왔기에 광어라는 한자어는 일본어의 잔재라는 주장은 헛소리이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세종 때부터 25건이나 나온다.  실록과 양반들이 쓴 각종 저서에서는 한글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니, 순우리말 '넙치'가 아니라 한자어 '광어'로 적혔음이 당연하다. 지금처럼 광어회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과거에는 광어보다는 넙치라는 명칭이 더 일반적이었다. 그 때에는 넙치가 표준어, 광어가 사투리였다. 하지만 1980년대에 양식에 성공하고 서민들이 먹는 횟감으로 널리 보급된 이후에는 '넙치'는 어류 도감에서 볼 수 있는 단어가 되었고 광어가 일반적인 명칭이 되었다. 살아 있는 물고기를 의미할 때는 여전히 '넙치'도 적지 않게 쓰이지만, 식품, 특히 횟감으로서는 '광어(회)'라는 표기가 절대다수이다. 다만 '넙치'와 '광어'라는 단어가 완전한 동의어는 아니다. 국립국어원 표준 국어 대사전에 의하면 '광어'라는 단어는 '넙치'를 가리키면서 동시에 '반으로 갈라서 말린 넙치'라는 의미도 있다. 즉 '넙치'가 주로 생물학적 종을 가리키는 데에 반해 '광어'는 식재료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두 단어 모두 같은 어종을 지칭하므로 상관없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을 포함한 생물종을 다루는 여러 전문 사이트나 도감 등지에서는 '광어'보다는 '넙치'라는 단어를 우선시하여 표기한다.


영어로는 플라운더(flounder)다. 여담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에 나오는 조연 물고기 플라운더는 이름만 넙치고 실제 모티브는 로열 엔젤피시라는 전혀 다른 어종이다. 단, 실제로 영어권 국가에서 식당이나 마켓에서 통용되는 단어는 flounder가 아닌 halibu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