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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좋은생활도움글

적게 먹는 식사 - 건강하게 사는 비결

적게먹는(소식)이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는 군요.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하나로 소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하루 2000㎉ 이하의 소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하루 1끼만 먹는 극단적인 식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도 있다. 과식과 폭식이 웰빙건강의 대척점에 있는 불량 키워드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만병의 원인 비만 방지를 위한 체중조절을 목적으로 소식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쁜 습관을 바로잡아 몸을 맑고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소식. 정말 적게 먹으면 더 건강해지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과연 소식의 장수효과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식은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장수로 연결된다고 보장할 순 없다.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박상철 교수에 따르면 소식이 장수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이미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대부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일 뿐이다.

최근 연구결과 중 대표적인 것은 미국 하버드의대 하임 코엔 박사팀이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이다. 두 마리의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음식을 30% 정도 적게 먹은 원숭이가 더 젊어 보이고 활력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코엔 박사팀은 이에 대해 소식 습관이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활성산소(유해산소)를 줄이고,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효소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문제는 이 같은 건강증진 또는 수명연장 효과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동물은 평생동안 인위적으로 열량섭취를 제한해 실험할 수 있지만 사람의 경우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미국의 노화학자들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세계에서 평균수명이 가장 긴 일본인을 대상으로 수학적인 모형을 만들어 조사한 결과 소식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명이 약 7% 길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우선 일본 남자의 평균 1일 섭취 열량은 2300㎉이고 평균수명은 76.7세, 스모 선수들의 1일 섭취열량은 5500㎉이고 평균수명은 56세였다. 반면 평균 수명 82세로 세계적 장수촌으로 알려진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의 1일 평균 섭취 열량은 1500㎉에 불과했다는 것.

결국 동물실험에서는 평균수명이 30% 정도 길어지지만 사람에서는 불과 7% 정도만 연장되는 데 그친 셈이다.

그 이유는 생활방식 차이로 설명된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최윤호 교수는 “동물과 같이 소식만 하도록 통제한다면 그 효과가 잘 나타나겠지만 사람은 개개인의 생활방식이 너무 달라 소식만의 효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흡연, 음주, 운동, 비만, 고혈압, 당뇨, 혈청지질, 스트레스 등 장수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너무 많아 소식만의 효과가 많이 희석되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따라서 오래 살려면 소식도 소식이지만 꾸준한 운동, 음주 자제, 금연 등을 실천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또 무조건 하루 중 섭취하는 열량을 획일적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소식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소식이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이른바 장수건강을 위한 소식은 필수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면서 적정선으로 칼로리를 줄이는, ‘양은 줄이되 질을 높인 소박한 식사’를 가리킨다”면서 “가급적 끼니를 거르기보다는 전체 식사량을 10%씩 줄인다는 마음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사시간은 최소 30분. 식사 시작 후 20분이 지나야 음식물이 위로 들어왔다는 신호가 뇌에 전달되는데, 빨리 먹으면 계속 배가 고프다고 생각해 무리하게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포만감이 높은 음식을 먼저 먹는 것도 방법. 채소나 해조류, 버섯 등은 적은 열량으로도 오랫동안 배가 부른 효과를 나타낸다.

[출처: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